6월 9일 행선지를 거제도 외도로 선정하고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출발하기 3일전에 얼굴 한번
도 뵌적도 없고, 전화 한번 통화 한 적도 없는 거제도에 계시는 모카페 어느님께서 예전에 사진으
로 올리신 작업실이 그 건물에 또 다른 방들이 있는 팬션이나 별장 건물인 것으로 알고 숙박 할
장소가 있는지 메일을 보냈더니 다음날 아침에 송광사 천자암을 출발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연
락 바라신다는 휴대폰 멧세지를 보내 주셔서 전화를 드렸더니 흔쾌히 “오셔서 쉬었다 가세요”하
시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배부른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생각하신 분이 계실지는 모르지만 집사람하고 여기저기 여행
을 조금 다니다 보니 이제는 모텔이나 여관 같은 곳은 어두컴컴하고 하니까 기분이 좋은 편이 아
닌 것 같아 조금 밝은 곳에서 숙박을 하고 싶은 생각으로 염치 불구하고 연락을 드렸던 것이지요.
거제대교를 건너기 전에 그분에게 전화를 드려서 외도관광을 마친 후에 장승포항에서 만나 뵙기
로 하고 먼저 아름다운 외도와 해금강을 관광하고 그날 오후 6시경에 주차장에서 만나 뵙게 되었
는데 평소에 글을 쓰실 때 작업실로 사용하시는 장승포 앞바다가 훤하게 내려다보이는 오피스텔
로 가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너무 아름다우시고 계속 맑은 미소를 띠시며 전혀 부담을
느끼게 하시지 않으신 거제 여류작가회 회원이신 후덕한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회원님께서 직접 사용하시는 작업실이어서 얼마나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소
중한 작업실에서 부담 없이 신혼부부처럼 푹 쉬었다 가라고 하시는데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
다. 문학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그 회원님의 책을 구입해서 보려고 제목을 여쭤보자 2004년도에
“흔적”이란 제목으로 펴내신 책을 저한테 책장에서 한권 뽑아서 주시더군요. 지금도 더욱 아름다
운 글을 쓰시기 위해 열정적으로 매진하고 계시고 아주 젊게 활력을 가지시고 생활하시는 분이셨
습니다. 그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말씀 하시는데 제가 어디에 사는 사람인줄도 전혀 모르고 계셨다
하십니다.ㅎㅎ

그 회원님께 저녁식사를 대접하려고 했지만 그러지 말고 부담없이 편하게 쉬었다 가라고 하시며
집으로 가버리셔서 저녁에는 통영에 거의 다 도착 할 무렵까지 초등학교 동창생친구가 장승포 대
우조선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다른 친구한테 연락처를 물어보아 연락
을 했더니 그날 저녁에 그 친구가 기어이 나온다고 해서 만나서 저녁 11시경까지 맛있는 회에 소
주한잔 하면서 옛 이야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고 헤어졌었답니다. 그 친구는 학교 다닐 때 제
일키가 크고 그 다음이 저여서 늘 여자 짝꿍도 없이 같이 참 서러운 세월을 많이 보내면서 짝꿍을
가장 많이 했던 친구지요.ㅎㅎ

다음날 아침에 숙소를 나오면서 그 회원님의 승낙도 받지 않고 방명록에 “너무 편하게 쉬었다 갑
니다. 그 은정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더욱 건필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흔적
을 남기고 나왔습니다.  

전날과 다름없이 또 여유롭게 예전에 가보지 못한 거제 옥돌 해수욕장과 포로수용소 유적지를 관
광하고 통영어시장으로 가던 중 통영 시내 초입에 롯데마트가 눈에 띄어 그곳에 가서 쇼핑도 하고
통영 어시장에 가서 해산물과 멸치도 구입하고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