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박문하


할머니
십년이란 세월은 참 길지요
아니 짧어

그럼
오십년은 너무 멀지요
아니 그것도 짧어

할머니
그래도 백년은 너무 지겹지요
아니야 아니야
지나고 보면 그것도 너무 짧어

합죽한 입 오물거리면서
할머니는
지나간 세월은 다아 짧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