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의 한가위 ♧ 詩/이응윤



내가 노인이 되어간다는 건가

묘한 블랙심리에
중년의 한가위

추석 밤  떠 오른 달은
빙글빙글
추억의 레코드판이 되고
이슬 젖도록 제짝이 좋아
껴안는 풀벌레 노랫소리
쬔 한 향수만 젖게 하네

우째, 오늘은 
망막(網膜)의 배경으로
내 온 몸 소리 모은
고막(鼓膜)의 원성(願聲)으로
옛 향수
그리움만 쌓이는 구나

어무이, 송편 바른 기름
오늘 같은 날 고소할 기름이었건만,
어무이, 인절미 고물 듬뿍 묻혀
내 입 밀어 넣던 손길
오늘 같은 날에 원기(原氣)였건만

제 모양도
제 나이테 하나 없는 
성긴 나무인 것을 

열기 식어 가는 밤에도
저 할 일하다 쏟아지는
별 똥별 운명(運命)있으니
아직은 얼마인지
할 수 있는 대로 살자,
또 살아 보자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