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글/박현진
      
      백옥같은 누이야
      붉그스레 고운 뺨
      연지 찍고 곤지 찍어
      홍조 띤 얼굴
      눈물 감춘 누이야
      
      사립문 옆 호박밭 햇볕 쬐던
      벌 나비랑 술래잡기하던
      백옥같은 누이야
      
      노을 따라 그리움 한 채 지어놓고 
      이제 오나 저제 오나 눈물 빼며 기다릴지
      꽃 피면 온다던 누이야
      
      앞산 뒷산 등(燈)꽃 달아
      철쭉꽃 개나리 구절초
      저마다 누이 생각 물올라
      꽃향기 마저 애처로운데
      
      동구 밖 십릿길
      장 보러 가는 아낙네들
      무심결에 버린 눈물자루
      오는 길 흐려 놓을까
      때마침 부는 바람 누이 생각나
      꽃길 열고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