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에

청하 권대욱

흐린하늘 틈새로 언뜻 언뜻보이는 가을하늘의 여백에는
파란 가을이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추어 있습니다.
아직은 채 가을이 익어가지 못하나 봅니다.
아름드리 익혀온 열음을 온누리에 펼칠때 까지는
그 긴 여름날의 희망을 간직한 채
차마 미련이 하염없이 많이 남길래
낙엽만을 스산하게 오솔길에 내리게 하나 봅니다.

이 계절이 흘러가고 이 세월이 흘러가고
키작은 소년이 이제는 귀밑머리 하애짐을 문득 느끼던 날에는
그렇게 들판을 건너 바다를 건너
산록을 지나 잡고파하던 무지개는 없었습니다.

가을날은 누구나 다 세월을 되새김할 것만 같습니다.
창 밖에 은행나무가 지금은
하나 둘, 노란 잎새를 연신 내립니다.
가을날!
먼 그리움을 다시 떠 올리며,,,,

청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