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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들의 봄 ♣




이른봄
벗나무 늘어선 새벽 길위에
떨어진 하얀 꽃잎을 밟던
그길을 따라
이 아침을 걷노라니 


지난 겨울
먼 북녘에서 불어온
매서운 눈보라에 움츠렸던
담장가의 개나리
돌틈의 진달래 철죽들이


나른한 봄날의
따사로운 아침 햇살에
한껏 기지개하는 가지에는
제멋에 겨운 꽃봉우리들이
시샘하듯 앞다투어 피려는데


어느새 저편
돌틈에 핀 철죽이 건내는
설익은 미소가
지친 나의 눈에는 어설퍼
빛바랜 옛 추억인듯 흐릿하구나


길위엔 봄의 향기 짙어 가는데
시린 이내 가슴
바람이 찬 들녘에도
꽃피고 새들의 노래 은은한 봄
봄은 정녕 오려나


지나온 긴 세월
삶에 지친 이 영혼에
창백한 옛 추억의 그늘인듯
어렴풋 다가서는 이 아침의 봄은
정녕 타인들의 봄이리라

2005.4.28 서평택에서
동산의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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