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돌은 둥글다/천양희


조약돌 줍다 본다 물 속이 대낮 같다

물에도 힘이 있어 돌을 굴린 탓이다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

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저리

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 돌도 한 자리

못 앉아 구를 때 깊이 잠긴다 물먹은

속이 돌보다 단단해 돌을 던지며

돌을 맞으며 사는 게 삶이다 돌을

맞아본 사람들은 안다 물을 삼킨 듯

단단해진 돌들 돌은 언제나 뒤에서

날아온다 날아라 돌아, 내 너를

힘껏 던지고야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