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강은교


이제 내려놓아라

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

한 물결이 또 한 물결을 내려놓듯이

한 슬픔은 어느날

또 한 슬픔을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

흩어지는 눈썹들

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

어느날의 내 젊은 눈썹도 흩어지는구나

그대, 지금 들고 있는 것 너무 많으니

길이 길 위에 얹혀 자꾸 펄럭이니


내려놓고 그대여

텅 비어라

길이 길과 껴안게 하여라


저 꽃망울 드디어 꽃으로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