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히 쌓일 만큼은 아니지만, 눈이 내립니다.

잠시 밖으로 나가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제 발자욱을 쳐다 보다가

소원을 빌어 볼까 생각 했는데...

그냥 눈 구경만 했습니다.



요 며칠 사이 차던 날씨가 눈이 오면서 밖에 서 있어도 괜찮을 만큼 풀렸네요...

뾰루퉁 했다가도 금새 헤헤거리는 계집아이처럼...

날이 밝아져서도 눈 구경을 할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대전에서 지낼때 혼자 겨울산에 올라가는걸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계룡산 동학사에서 산 정상까지 올라 갔다 갑사로 내려 가던...

공주에서 대전으로 돌아 오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사 먹던 군밤이 참 맛있었고

버스를 타고 돌아 오는 길은 시골 냄새가 좋았고...

하루 종일 한 마디 말도 안 하고 살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 시절 만든 노래 '새에게'를 한 번 읊어 보겠습니다.



피곤하고 외론 날개 지쳐 쓰러져

초라한 네 영혼 네 영혼 어두운 그곳에서 이젠 돌아와

허기져 젖은 날개 웅크려 울던

가난한 네 영혼 네 영혼 평화의 숲속으로 이젠 돌아와

봉선화 피어난 냇가 이끼 낀 나무 사이를

가변 날개 짓으로 날아 올라

힘찬 날개 짓으로 날아 올라

너의 맑은 영혼의 소리

지저귐이

바람에 실려

내린 눈 녹은 이 숲 골짜기

울려 퍼질꺼야        



이상인데...

노래로 들은 사람들이 찬송가 같다고 하데요...

그래서 잘 안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