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령 만나러 갔다가 / 우먼                

희끗희끗 눈발 내리던 날.    
춘향이 걸음으로 이몽룡일 찾아 나섰지.  
키 작은 걸음 동동동!  
춘향 골 아침 해가 불쑥!
솟아 헉헉거리는데
춘향예술회관 소극장 문을 지나
대극장 안.

태평소리 자지러지자
장고가 당 당그당 당당!
상쇠 꾕과리 깨갱 깨깽, 괴굉 굉굉! 징이 우는데
얼쑤우! 이도령 찾아 나선
버선발이 살살 오작교를 걷는데                  
아! 글씨, 나타나 부럿당께, 내가
흠모하던 이도령!

사랑 사랑 내사랑, 이리 보아도 내사랑
저리 보아도 내사랑!  
사랑 사랑이로구나가 채 끝나기도 전
아! 이도령은 온데간데 없고
이도령은 보이지 않고.

바람처럼 다가서는 점잖은
노신사 한분
그 얼굴에 핀 겨울 꽃,  
내 얼굴에 내리는 하얀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