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사랑하기 / 고우
고슴도치들 같은 사랑 해보기 하다 !
제 자존심들의 길이,굵기 만큼한 가시들을
전신에, 마음에 촘촘히 달고서.

서로를 상처내지 않고
다가 설 수 있는 간격 만큼에는, 늘
아쉬움이 있더라, 아쉬움이 있더라, 아쉬움이...

아쉬워 더욱, 숨막히게 껴안고 뒹굴다가 뒹굴다가
닳아진 가시들을 거쳐, 느껴지는
피부들의 따스함, 그 따스함이라니......

너무 굵었던 가시는 그예 남아서 찢기운 심장,
무엇보다도 진한 피가 끝없이 터져 나와
죽어버렸다, 사랑도 !
알맹이 빠진 밤송이가 되었다, 고슴도치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