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그네

청하 권대욱

금강은 말 없이 봄을 흐르고
양지녁 작은 무덤가에 아지랑이 감돈다.
푸른 솔은 무엇을 말하려는고
먼데 저 산은 묵묵히 그 자리에
천년을 살았다는 길가 느티나무
까치집에도 봄 소식이 왔는가

나그네 가는 길은 천리길
그 마음은 만리길
산 아래 마을 작은 갯가 염소 한마리
불타버린 산록에는 폐허의 자취
저 강가면 삼천궁녀 낙화암
이 길가면 어디인가 논 바닥이 푸르구나

들판의 능수버들 까치 나래짓
논산은 저 멀리 희미하고
속 푸른 대나무는 계절을 잊었는가
푸르름 저 너머에는 봄 색시 있으려나
봄이 묻어나는 논바닥이 푸르다
봄 나그네는 그저 차창을 바라보노라.

3월 말일날 익산 출장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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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서 청승스럽게 도봉산 포대능선 다녀왔습니다
봄비 맞으며, 산록에서 같이 봄이 되어 보았습니다.
이제 사월입니다..
긴 침묵에서 깨어나는 삼라만상과 같이
봄의 날, 소생도 같이 활기차게 살아보렵니다.
우리 같이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청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