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게/복효근


그대가 물밀듯 파도쳐오면

나는

물 밑 낮은 물풀로 흔들리겠네

어느 한 땐들 그대

내 곁에 없었으랴

그대 속에서 나는 물풀처럼

내 온몸 흔들어

춤출 수 있어 그대를

연주할 수 있어

나는 비켜가거나

얼굴 돌리지 않겠네

그대 속에서

그대의 멱살을 껴안고

그대 웅숭깊은 눈을 들여다보면

발 끝에서 머리 끝까지

내게서 바다처럼 넘쳐나는 그대

나의 상처는 이후로도

덧나거나 썩지 않으리

그대의 소금 냄새로 절인 상처부위마다

어느덧

노래 소리가 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