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회송(年末悔頌) / 정재영







바퀴는

회전만 하고 있어서

제자리에

있는가 했는데





수레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고자 하는 곳까지

언제 움직여 놓여져 있었다





세끼 밥만 먹고 지내며

하루 하루

시간만 보낸 줄 알았는데





돌아갈 길

저리도 까마득한 곳

멀리도 와 있다





떠나서

가야 할 길도

보이지 않고 아득한데

새것도 헌것도

찢어낼 수 없는





모두가 이어진 길 위의

간이역일 뿐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2010년 12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