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낯선 마을에 籍을 두다


 /김윤희


한사람이


제 마을에선 실종되었으나


한 낯선 마을에 비상착륙하다


한 푼 노자도 없이 물론 목숨도 안가지고


먼지처럼 풍부하게 허술하기 짝이 없게


폴싹 떨어져 수상한


흙과 나무 특히 한 모금 물방울조차


틀어안고 죽은 누 부릅뜨는


마을에서 가장 늙은 바람 삭고 삭은


장승 까막 눈 촌장을 찾아


나는 신참 새까만 신참


나는 반편 나는 모두 죽은 자이니


나를 받아주오 무릎 꺽어 신고하더니


그 날부터 그는 그 나라  백성이 되다


어둠을 잘 못 만나 온전한 그림자도


되지 못한 제 無名을 적어 올려


등록을 마치니


드디어 흙과 나무 물이 빚장을


풀어 그의 몸을 감아 한 몸이 되다


거기서 지금까지 그는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