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지 마세요

        詩. 신진호


그대여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
기쁨의 시간 보내고
슬픔으로만 노래부르는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

타고 온 기차바퀴
추위에 떨고
헝클어진 사상의 흔적
다시 풀고 있는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

울고 싶었어요
퍼져 앉아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었어요
푸른 하늘 찢어버리고
꽂잎 같은 내 핏방울
뿌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나는
웃고 있었지요
바보처럼 표정없이
웃고만 있었지요

바다에서도
산에서도
그리움은 커 가기만 하는데
날카로왔던 나의 칼은
이젠 녹이 슬어
하나도 자르지 못하고 있어요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이 커다란 그리움을
움켜쥐고 울고 있는 나를,
사랑하는 그대여
미워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