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제목이 정말 웃긴다. 하하~)
 
젠킨스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한나절 내리 배를 움켜쥐고 웃었다.
어이없고, 유치하고, 황당무계했다.
음악사에 길이 남을 대단한 해프닝으로 기억했다.
웃기는 여자.
점차 그녀의 삶에 대해 알아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젠킨스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음치였다.
결혼 전엔 아버지가 극구 만류했고,
결혼 후엔 남편이 팔 걷어붙이고 말렸다.
두 사람이 죽은 후, 젠킨스는 가수의 꿈을 펼치기로 한다.
다행히 그녀는 아버지의 유산으로 엄청난 거부가 되었다.
그녀가 처음 리사이틀을 열었을 때, 평론가들은 할 말을 잃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까.
 
여기까지만도 대단한 일이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매년 리사이틀을 열었다.
그것도 카네기홀 같은 명예로운 곳에서.
그녀는 자신이 드디어 새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singing bird.
평론가들의 침 튀기는 악평에도 불구하고 젠킨스의 리사이틀은 만원사례를 이뤘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열광했고,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녀는 노래 불렀다.
 
젠킨스의 리사이틀이 만원사례를 이뤘던 이유.
그것은 꿈을 이루기 위한 그녀의 끝없는 도전과 성취에 있다.
사람들은 그녀의 갈망을 이해했다.
레파토리도 광범위했다.
모짜르트에서 라흐마니노프까지 두루 불렀다.
그녀의 앨범에 실린 곡들은 모두 콜로라투라 영역의 곡들이다.
일반적으로는 그런 앨범 내기를 꺼려한다.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앨범의 첫 곡으로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선택했다.
첫 박자부터 놓쳤고, 듣는 내내 손에 땀이 난다.
용을 쓰는 젠킨스와 진땀 흘리는 반주자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그 날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다 좋았는데, 마지막 곡이 조금 걸린다.
 
그 일을 정말로 원하는가, 그 일에 모든 것을 걸 각오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젠킨스는 전 생애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용기. 용기. 용기.
용기 있는 자는 길을 만들어 간다.
그들은 말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한번 들어 보세요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만차의 사나이,에 가사가 아주 멋진 노래가 있다.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꿈을 갖고,
 
도저히 쳐부술 수 없을 것 같은 적과 싸우면서,
 
어떤 슬픔도 참아가며,
 
용감한 사람들도 가기 꺼려하는 곳으로 가고,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하며,
 
저 먼 곳에 있는 순수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며,
 
양팔의 모든 힘이 다 빠지도록 노력하며,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저 별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 일이 얼마나 가망 없고 힘들다 해도 여전히 갈구하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
  
 
Phil Coulter/Any Dream will do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