섧고
아프고
허기지고
그런 것들을
먹으며 자란다
詩라고 하는 것은
암담하고 침울함을
다 까발리고 보여줘야
경계심을 풀고 끄덕인다
지보다 잘난 놈은 싫단거다
먹고 살래믄 비위를 맞춰야지
그래서 시인은 늘 맘 아프지
아니 아픈 척 하고 산단다
마음밭 가득 글 영글어
누구보다도 부잔데
그깟 글 뭐하냐고
그거 뭐하냐고
우리 식구는
허기지고
아프고
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