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한 줄기 바람만 불어도 옷깃을 여미어야 하는 나, 인 것을.... 등골을 타고 찬바람 한 줄기
스치는가 싶더니 몸살을 앓는 나 인 것을... 사랑 할 이도, 미워 할 이도 없다고 늘 마음을 비우며 살려 하지만 꽃은, 아름다워서 사랑하고 물은 맑아서 좋아하고 가슴 닿는 나무는 내 맘 알 것 같아 좋으니 이렇게 살다가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철없던 소녀는, 어느 날 어미가 되어 있었고 또 할미가 되어 갈 텐데 가만히 있어도 세월은 나를 버려두지 않고 언제나 그 품에 안고 가는데 이제는 내가 그를 더 많이 사랑해야 될 것 만 같아요 말없이 지켜보는 그에게도 내게 야속한 마음, 있을 테니까요... ★......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