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 차영섭

           진달래 마른 나뭇가지에서 진달래꽃 피고
           뒤엎어 놓은 맨땅에서 풀싹이 나오고
           붕어알에서 붕어가 나오고
           이것들이 다 어디서 온 것이냐.

           저 맑은 하늘을 보고
           사람들은 텅 비었다고 하지만
           정말 텅 비어 있는 것이냐
           별보다 많은 미세한 잠자리떼 보이지 않느냐.

           저것들이 어떤 인연으로 만나면
           없음(無)이 있음(有)이 되어
           이 땅에 온 것이 생명이렸다!
           신비스럽다 한 없이 신비스럽다.

           생명은 하늘이 주었다 가져가는 것
           그러므로 내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나는 관리자일 뿐.

           관리자는 하늘이 바라는 바를 따라야 한다.
           물 흐르듯 낮은 곳으로
           바람이 불면 불어가는 방향으로
           마음이 순류케 하고
           제 뜻이 아니라 순리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비워서 풀무처럼 바람이 솟고
           비워서 대나무처럼 푸르고 곧아
           생명력을 부활시켜야 한다.
           하늘이 바라는 바가 곧 천명天命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