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심/전소민


 



동그마니 창가에 앉아
심연(深淵)에 묻은 사랑
부수어진 조각들을
쟈스민 차향을 코끝에 실어
천천히 마신다.


지는 낙엽위에 흩어질
여름의 잔상들이
긴 이별을 말해 줄 것만 같은데


가슴을 활짝 열어
맞이하지 않아도
가을은 어김없이 마음에 머물고
이별의 순간을 아는 듯이
사라진  여름의 흔적들이
지금부터 그리워지는 것은
변덕 많은 여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