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우지 못한사랑/참이슬

바람 끝에 스치는 기억조차
지울 수 없을 만큼 사랑했었다

길을 걸으면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헤어진 그 사람 발자국이 있는지
시멘트 바닥을 살폈습니다.

혹시나 어느 모퉁이에서
마주치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몇 번을 뒤돌아 보고
주위를 살피는 미련한 미련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바람끝에 채여도 떠오르는 얼굴
마시면 마실수록 목말라오는 그리움처럼
자꾸만 목메 오는
추억의 무게에 갇혀 버렸습니다.


돌돌 말아진 침묵 속에
뜨거운 눈물로
머리를 조아리고
뜯다만 비닐봉지 속이
궁금했던 것 처럼
그대 마음 또한 나와 같은지

고개를 흔들어도 떠오르고
숨을 헐떡이며 달려도
미친 듯이 울부짖어도
기억 속에 코팅되어
벗겨지지 않은 얼굴로 가슴에 있는지
바보처럼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