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나이들기, 임상영양팀 제공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퇴화하는 노화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숙명입니다. 나이가 들게 되면 신체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감소하면서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어 질병에 걸리는 위험이 증가하게 되고, 나아가 언젠가는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나이가 든 상태 즉 노년기의 삶이 전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보다 건강하게 노년기를 보내기 위한 방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노화를 유발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신체가 퇴화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영양이 노화 및 노년기의 건강과 장수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더욱이 2007년 통계청의 사망 통계를 살펴보면 60세 이상의 연령에서 사망 원인 1,2,3위는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과 같이 식사 및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10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장수인 연구 결과를 보면 한결같이 뇌졸중, 당뇨, 심장질환, 간염과 같은 만성질환의 유병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건강한 노년의 삶을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한 식생활 및 생활습관을 통해 이들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 당뇨, 심장질환, 암과 같은 질환들은 그 발생 원인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이들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식사관리 지침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권장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우선은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한 원인이 됩니다. 또한 지나친 저체중도 폐렴을 비롯한 감염성 질환의 위험율을 높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청,장년기의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경우 무조건 식사를 줄여 체중 조절을 시도하는 것 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적정체중을 설정하고 식사조절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많은 식사를 합니다. 최소한 하루에 5가지 이상의 채소와 1~2가지 정도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에는 다양한 항산화영양소들이 있어 노화를 유발하는 산화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입맛의 저하 등을 이유로 섭취하는 식품이 단순해지고 새로운 음식은 잘 드시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가능하면 다양한 맛의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식사를 통한 즐거움도 배가시키면서 고른 영양섭취를 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제된 밀가루나 설탕보다는 전곡류로 만들어진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식사 시 밥보다는 반찬을 보다 신경써서 먹습니다. 소식하는 식습관은 장수와 관련이 많습니다. 실제로 보통의 쥐보다 30~40% 적게 먹은 쥐가 휠씬 더 오래 살았으며, 이제까지 연구된 거의 모든 종류의 동물에서 소식으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소식은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오기 쉬우므로 한국인의 식사 중 주된 열량 급원인 밥은 소식하더라도 다양한 영양소의 보고인 반찬은 잘 갖추어 드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나이가 드시면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이 적은 어패류를 포함하여 콩, 두부와 같이 질 좋은 단백질 식품을 적당히 드시도록 하십시오. 식사 중에 기름은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는 없고, 기름을 이용하여 후라이팬에서 조리하거나 참기름, 들기름으로 무치는 음식들을 드시는 것은 무방합니다. 단 나이가 들면 감각의 퇴화로 짠맛에 대한 역치가 높아지게 되므로 음식을 싱겁게 드시도록 주의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안티에이징(항노화)이란 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안티에이징이란 노화의 과정을 멈추거나 역행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시간에 순응하면서 허약해지고 각종 질병으로 시달리는 불행한 노년기를 극복하고 여생이 다하는 날까지 보다 건강하고, 의욕적이고 활동성 있는 심신의 온전함을 추구해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올바른 식생활 조절을 통해 건강한 노년기를 맞이하여 그간의 삶의 지혜가 더해진 보다 행복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시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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