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노래 / 마종기

눈이 오다 그치다 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 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