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 이해인 님


      또 한 해를 맞이하는 희망으로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시작될 것입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아침부터 밝은 마음 지니도록 애쓰겠습니다.

      때때로 성격과 견해 차이로
      쉽게 친해지지 않는 이들에게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서먹해진 벗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하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노력의 열매가 사랑이니까요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해주는
      겸손과 용기가 사랑임을 믿으니까요
      차 한잔으로, 좋은 책으로, 대화로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연다면
      나를 피했던 이들조차 벗이 될 것입니다.

      습관적 불평의 말이 나올려 할 땐
      의식적으로 고마운 일부터 챙겨보는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어가는
      소중한 밑거름이니까요
      감사는 나를 살게 하는 힘
      감사를 많이 할수록
      행복도 커진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그동안 감사를 소홀히 했습니다.

      해 아래 사는 이의 기쁨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며 새롭게 다짐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그리하면 나의 삶은
      평범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한 편의 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