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서서...







가끔씩 생각해 본다
정말 중년에 들어서기나 한 건지
미처 따라잡지 못한 세월을
억지로 부정해 보려는
치졸한 모습으로 있지나 않는지







도대체 누가 그랬던가
자신의 얼굴에 책임지는 때라고
부지불식간에 들이닥친 중년에서
나는 무엇으로 결실이라 내세워
당당하게 책임 질 수 있을까







중년에 들어서 참사랑을 알게 되었다며
젊은 시절과 결코 바꾸지 않겠다던
어느 시인처럼 내게로 다가온 중년을
가슴 깊이 사랑하고 있을까




        


어쩌면 이솝이야기의 여우처럼
애초에 따지도 못할 포도를
단지 시어서 포기하는 양
위선과 과장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태양을 좇다가 멈춰버린
신화 속의 소년처럼
순간 늙지 않으려면
지금쯤 창 밖을 내다봐야한다
가끔씩 멈춰보기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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