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머 루
    억새(으악새)

    바람이 불때마다 울컥울컥 그 여름 죄 없던 열정들을 각혈 한다. 이제, 시리도록 찬 새벽이슬 입술이 타는 마른 바람과 햇빛 온 몸을 흔들며 때때로 눈을 감는다. 떼 지어 산비탈로 몰려 내려온 햇빛들 노래를 부른다. 이 들녘을 살아가는 것들 살고 싶은 만큼 사는 것은 없다. 꽃술이 다 떠나고 이 들녘에 무엇이 남는지 꼭 보고 싶다 나를 키워준 바람, 햇빛, 어둠, 하늘 이 들녘의 의미를 알고 떠나고 싶은 거다...!

윤건 / 내게오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