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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큰 아들의 생일은 12월 31일이다.
12월 31일이면 온 세상 사람들이
새로운 해를 맞는다고 떠들썩하지만
나는 아들에게 생일 축하를 위해 전화를 한다.

올해에도 미국에 있는 큰 아들에게 전화로
생일 축하와 덕담을 전했다.
새벽 2시라 단잠을 자다 아빠라는 것을 알고
반가움과 기쁨의 한마디를 한다 "아빠!"

"아들아 생일 축하해!"
"아빠 고마워요. 아빠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곧이어 둘째 아들한테 문자가 온다.

"아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하세요, 사랑해요 아빠"
짧은 얘기와 문자이지만
그래야 내 마음이 놓이고 평안하다.

내 나이 어린 7살 때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컸기 때문에
내가 결혼하여 아들을 낳으면 늘 함께 하고
아버지의 참 모습을 보여 주겠노라 결심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두 아들이 먼 이국땅에
서로 따로 떨어져 있어 함께 하지 못하며
아버지의 참 모습을 보여 줄 수 없어
두 아들에게 항상 미안할 따름이다.

내가 지금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의 참 사랑을 맛보지 못한 내 아들이
그 자식들에게 어떻게 아버지로써 사랑을
보여 줄 것인가를 생각하면 아찔할 때가 있다.

가족은 가정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참 모습을 보여 주고
아들에게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성공 하더라도
아버지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란 아들이
어찌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참으로 어렵고 힘겨운 일일게다

아버지와 아들.
그것은 숙명적인 끈이요
그 끈은 역사의 순간순간을 이어가는
가문의 영원한 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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