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MEC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야기입니다.
결혼 한지 얼마 안된 부부가 알콩달콩 신혼재미를 누리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부의 즐거운 시간을 틈만 나면 방해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아내의
여동생이었습니다. 그녀는 이 부부의 데이트 시간에 정확하게 나타나서 밥을
얻어먹고 용돈을 빼앗아가는(?) 기막힌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아주 어려운 주머니 사정으로 형부와 언니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기에 귀엽게 봐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녀의
이런 행동은 해를 더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처제를 참다못한 형부는 그녀의 별명을 '진드기'라고 부르게 되었고
그녀가 나타날 때마다 '어, 진드기 처제 또 왔어?'라고 말할 정도로
아주 편한 호칭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부부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틈만 나면 나타나서 자신들을 괴롭히던 처제가 시집을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반가운 소식을 들은 형부는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해주었고
결혼식 사회를 봐 달라는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었습니다. 


드디어 결혼식 날, 순간 형부 입에서 나온 한마디에 하객들은 박장대소를
하였고, 사회를 맡은 형부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결혼식 시작을 알리며 사회자 형부가 처제를 소개하면서
"진드기 신부 입장" 이렇게 외친 것입니다. 


평소에 처제를 습관처럼 놀리듯이 불렀던 그 호칭이 이제는
상상하기 힘든 끔찍한 실수를 하게 하였던 것입니다. 


평소 습관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습관처럼 하는 오늘의 행동과 말이 어쩌면 결정적인 나의 인격과
삶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에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나침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를 위한 위대한 유산은 오늘 우리의 작은 습관에서 시작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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