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롱밑의 동전

이사 할 때 찾아지는 장롱밑의 동전이나
오래된 책속에 끼워둔 만원짜리 지폐 한 장.  

언제 그곳에 있었는지
기억조차 없는 잊혀진 것들이
문득 찾아질 때가 있습니다.  

장롱밑의 동전이나 책갈피 속의 지폐는
몇 날 몇 주 혹은 몇 달, 아니 몇 년 동안
나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냈지요.  

어느 날 이런 것이 예고없이 찾아질 때는
소리없는 기쁨이 있곤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왜냐하면 없던 것이 생긴 것이 아니라
있었지만,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관심을 갖지 않았기에
보지 못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오늘도 당신과 여전히 함께 하고 있지만
그 진가를 알아차리지 못한
사람이 있지는 않나요?  

장롱밑의 동전처럼 먼지만 털어내 주면 되는 사람.
책속의 지폐처럼 숨겨진 곳에서 꺼내주기만 하면 되는 사람.
나름대로 귀한 존재를 그 가치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기를 바랍니다.

  All You Need Is Love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