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
법정스님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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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239 | | 2022-08-06 | 2023-02-27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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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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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9 | | 2021-11-09 | 2021-11-09 17:05 |
예년 같으면 5월에 내리는 고랭지의 서리가 두려워 채소 모종을 6월에 들어서 심곤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과감하게 5월 소순에 심었다. 지구 온난화를 예상해서였다. 간밤(5월 18일)에 우박이 좀 내리긴 했지만 아침에 나가 보았더니 모종들은 말짱했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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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조연인가 주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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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8 | | 2021-11-14 | 2021-11-14 17:06 |
장마철에 별고들 없는지. 해마다 치르는 계절적인 일이지만 겪을 때마다 새롭게 여겨지는 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겪는 현재의 삶이 그만큼 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개울물이 줄어들만하면 다시 비가 내려 그 자리를 채워주고, 넘치게 되면 날이 들어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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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出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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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7 | | 2021-11-14 | 2021-11-14 16:35 |
어제부터 숲에는 바람이 불고 있다. 세차게 지나는 바람소리가 해안에서 밀려오는 파도소리 같다. 숲길에는 낙엽이 흥건히 쌓여 있으리라. 잎이 져버리면 빈 가지들만 초겨울의 하늘 아래 허허로이 남을 것이다. 가지를 떠난 잎들은 어디로 향할까? 바람에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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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ㅏ 아래에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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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7 | | 2021-11-14 | 2021-11-14 16:29 |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는 정정한 나무 아래 서면 사람이 초라해진다. 수목(樹木)이 지니고 있는 그 질서와 겸허와 자연에의 순응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부끄러워진다. 사람은 나무한테서 배울게 참으로 많은 것 같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날, 가지 끝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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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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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5 | | 2021-11-14 | 2021-11-14 16:59 |
임신년 한해가 끝나는 섣달 그믐날, 지나온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오늘밤처럼 멋지고 호사스런 그믐밤은 내 생애에서 일찍이 없었다. 이 오두막에 들어와 머문 지 꼬박 아홉 달이 되는데, 특히 이 겨울철이 내게는 고마운 시절이다. 오늘 아침도 영하 13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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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쓰는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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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5 | | 2021-11-14 | 2021-11-14 16:49 |
죽게 되면 말없이 죽을 것이지 무슨 구구한 이유가 따를 것인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지레 죽은 사람이라면 의견서(유서)라도 첨부되어야겠지만, 제 명대로 살만치 살다가 가는 사람에겐 그 변명이 소용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말이란 늘 오해를 동반하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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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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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4 | | 2021-11-14 | 2021-11-14 16:52 |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산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면, 속 모르는 남들은 웃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승들은 누구보다도 산으로 내닫는 진한 향수를 지닌다. 이 산에 살면서 지나온 저 산을 그리고나 말만 듣고 아직 가보지 못한 그 산을 생각한다. 사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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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와 비례(非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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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4 | | 2021-11-13 | 2021-11-13 08:15 |
육조 혜능 선사의 법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어떤 스님이 찾아와 절을 하는데 건성으로 머리만 숙였지 공손한 태도라고는 전혀 없었다. 형식적으로 고개만 꾸벅 했을 뿐, 인사를 드리는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겸손과 공경심이란 전혀 없는 뻣뻣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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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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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3 | | 2021-11-09 | 2021-11-09 17:01 |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죽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스승의 대답 “시간 낭비하지 말라, 네가 숨이 멎어 무덤 속에 들어가거든 그때 가서 실컷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거라. 왜 지금 삶을 제쳐 두고 죽음에 신경을 쓰는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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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걸으라, 행복한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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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2 | | 2021-11-09 | 2021-11-09 17:13 |
산중에 살면서 가까이 대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것보다도 우선 책이다. 홀로 지내면서도 무료하거나 적적하지 않은 것은 좋은 친구인 책들이 내 둘레에 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은 나에게 삶의 기쁨과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나를 안으로 여물게 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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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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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1 | | 2021-11-14 | 2021-11-14 16:55 |
아무개를 아느냐고 할 때 “오, 그 사람? 잘 알고말고. 나하곤 막역한 사이지. 거 학창시절엔 그렇고 그런 친군데……” 하면서 자기만큼 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듯이 으스대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러나 남을 이해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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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낮 하루 밤에 만 번 죽고 만 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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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10 | | 2021-11-13 | 2021-11-13 09:50 |
해마다 이맘때, 햇차가 나올 무렵이면 산에는 꾀꼬리가 찾아온다. 스님은 “꾀꼬리 소리 들으면서 햇차를 마시면 차 맛이 향기롭다.”는 말로 불기 2552년 부처님오신날 법문을 시작했다. 절 마당 가득히, 키 큰 느티나무 위에도 연등들이 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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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문화에서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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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9 | | 2021-11-09 | 2021-11-09 17:14 |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본다.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과연 나 자신답게 살아왔는지를 묻는다. 잘 산 한 해였노라고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많은 이웃들로부터 입은 은혜에 대해 나는 얼마만큼 보답을 했는지 되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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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저항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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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8 | | 2021-11-09 | 2021-11-09 16:42 |
모란이 무너져 내리고 난 빈 자리에 작약이 피고 있다. 선연한 꽃빛깔과 그 자태가 사람의 발길을 자꾸 가까이 끌어당긴다. 5년 전 고랭지에 피어 있는 작약을 보고 가까이 두고 싶어 농원에 가서 백 그루를 사다 심었었다. 그런데 그해에 잠시 집을 비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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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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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8 | | 2021-11-09 | 2021-11-09 16:39 |
오늘 오후 채소밭을 정리했다. 고랭지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오이넝쿨과 고춧대와 아욱대 등을 걷어 냈다. 여름날 내 식탁에 먹을 것을 대 주고 가구는 재미를 베풀어 준 채소의 끝자락이 서리를 맞아 어둡게 시들어 가는 것을 그대로 두는 것은 가꾸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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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읽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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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7 | | 2021-11-14 | 2021-11-14 16:56 |
올해가 ‘책의 해’라고 해서 언론매체들은 전에 없이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얼마나 책을 등지고 살기에 따로 ‘독서주간’을 마련해야 하고 ‘책의 해’까지 선정해야 하는가. 독서를 한낱 취미쯤으로 여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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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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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7 | | 2021-11-13 | 2021-11-13 08:38 |
침묵의 숲이 잔기침을 하면서 한 꺼풀씩 깨어나고 있다. 뒤꼍 고목나무에서 먹이를 찾느라고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가 자주 들리고, 산비둘기들의 구우구우거리는 소리가 서럽게 서럽게 들려오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숲을 찾아오는 저 휘파람새, 할미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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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 ![](https://park5611.pe.kr/xe/files/thumbnails/250/068/001/100x100.crop.jpg?20211208220248) |
놓아두고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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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2 | | 2021-11-09 | 2021-11-09 17:03 |
내 지갑에는 자동차 운전면허증과 도로공사에서 발행한 고속도로 카드와 종이쪽에 적힌 몇 군데 전화번호 그리고 약간의 지폐가 들어 있다. 또 올해의 행동지침으로 적어 놓은 초록빛 스티커가 붙어 있다. 연초에 밝힌 바 있듯이 금년의 내 행동지침은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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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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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301 | | 2021-11-14 | 2021-11-14 16:49 |
사람들의 취미는 다양하다. 취미는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여백이요 탄력이다. 그렇기에 아무개의 취미는 그 사람의 인간성을 밑받침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개인의 신체적인 장애나 특수 사정으로 문 밖에 나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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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자리에는 돈 얘기 들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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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 297 | | 2021-11-13 | 2021-11-13 08:59 |
새해 복 많이 받으셨습니까? 수많은 말 중에서도 하필이면 새해 인사로 복을 받으라고 하는 까닭은 우리들 삶에서 복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 복이 우리를 받쳐주지 않는다면 제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의식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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