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만나

지내온 내 삶이

혹여

지겹도록 아프고

가슴이 아려와서

내 사랑이

죽음처럼 쓰러질지라도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

쓸쓸히 남겨진

초라한 내 몰골이

주인잃은 신문지처럼 구겨져

바람에 날리고

그대 얼굴에서 이미

내 미소가

자취를 감추엇다 할지라도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


한숨을 토해내며

곧게 누운 아프팔트길을

흠집많은 마음으로

비틀비틀 걸어가고

내 생활의 냄새속에

진저리치게

그대의 저주가 묻어 있을 지라도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



그대가 남겨놓은

눈물로 아롱져

풀지못할 맹세의 끝을

홀로 부여잡고

애처롭게 고개 흐느껴도

그대 대신 나를

밤새 안아줄

어두움의 고요함속에

고개꺾인 풍뎅이처럼

제자리를 맴돈다 할지라도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


 

아직껏

미련이 남은

흔적의 곳곳마다

미안하게 앉아있는

오해의 역사들이

떠날 듯 술렁이고

차마

안타까워 건네지 못한

내 마지막 심장의 박동을

다시금

그대 미소를 보고도

또 건네주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