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글 수 295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file
오작교
2241   2022-08-06 2023-02-27 19:46
155 거룩한 가난
오작교
354   2021-11-14 2021-11-14 17:11
새삼스런 생각이지만 불을 맨 먼저 찾아낸 사람이 누구인지 그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수인씨(燧人氏)가 됐건 프로메테우스가 됐건, 불을 발견한 것은 오늘의 인류사회를 낳게 한 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얼어붙은 겨울에 만약 불이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  
154 가을은
오작교
354   2021-11-14 2021-11-14 16:37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대,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  
153 최대의 공양
오작교
354   2021-11-14 2021-11-14 16:34
불타(佛陀) 석가모니는 그의 생애를 통해 두 가지 큰 공양(供養)을 받았다고 제자들에게 말한다. 80평생을 사는 동안 수없이 많은 공양을 받았을 텐데, 그중에서도 두 가지 공양이 큰 비중을 갖는 것은 그만큼 절실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것은 그가 정각...  
152 파장
오작교
354   2021-11-14 2021-11-14 16:27
시골에서 장이 서는 날은 흐뭇한 잔칫날이다. 날이 갈수록 각박해만 가는 세정(世情)임에도 장터에는 아직 인정이 남아 있다. 도시의 시장에는 차디찬 질서는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미가 없다. 시골 장터에 가면 예전부터 전해 오는 우리네의 포근한 정서와 인...  
151 자신과 진리에 의지해 꽃을 피우라
오작교
354   2021-11-13 2021-11-13 08:57
제가 말하지 않더라도 눈부신 봄날입니다. 이런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감사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가 우리 생애에서 늘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한때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 설 때마다 고맙게 여겨지고, 언젠가는 내가 이 자리...  
150 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오작교
354   2021-11-13 2021-11-13 08:25
잘난 체 뻐기면서 남을 깔보지 말라. 어진 행동을 닦는 데는 겸양이 근본이고, 벗을 사귀는 데는 공경과 믿음이 으뜸이 된다. 너니 나니 하고 교만이 높아지면 삼악도의 고통 바다가 더욱 깊어진다. 밖으로 나타난 위의는 존귀한 듯 하지만 안은 텅 비어 썩어...  
149 다시 채소를 가꾸며
오작교
354   2021-11-09 2021-11-09 16:44
햇차가 나올 무렵이면 꾀꼬리가 운다. 올해도 어김없이 꾀꼬리 노래를 들으면서 햇차 맛을 보았다. 반가운 철새 소리를 들으며 햇차를 음미하는 것은 삶의 고마운 운치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진달래가 필 무렵에는 소쩍새가 운다. 소쩍새는 밤에만 울지 않고...  
148 정직과 청빈(淸貧)
오작교
353   2021-11-14 2021-11-14 17:13
며칠 전에 남도를 한 바퀴 돌아왔다. 가는 데마다 꽃이 만발이었다. 산자락이나 언덕위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는 보잘 것 없는 집들이지만, 그 주위에 청청한 대숲이 있고 대숲머리에 살구꽃과 복숭아꽃이 환하게 피어있는 걸 보니 결코 가난하게 여겨지지 ...  
147 무소유
오작교
353   2021-11-14 2021-11-14 16:37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  
146 흙과 평명공간
오작교
352   2021-11-14 2021-11-14 16:43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이 말은 근대화에서 소외된 촌락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입에 담을 수 있는 오늘의 속담이다. 우리 동네에서 뚝섬으로 가는 나루터까지의 길도 그러한 유형에 속하는 이른바 개발 도상의 길이다. ...  
145 안으로 귀 기울이기
오작교
352   2021-11-14 2021-11-14 14:22
옛글인 <허당록(虛堂錄)>에 이런 표현이 있다. 시냇물 소리는 한밤중이요, 산 빛은 해질녘이라 泉聲中夜後 山色夕陽時 시냇물 소리는 한밤중의 것이 그윽해서 들을 만하고, 산 빛은 해질녘이 되어야 볼 만하다는 뜻이다. 낮 동안은 이일 저일에 파묻히느라고 ...  
144 사람과 사람사이
오작교
352   2021-11-14 2021-11-14 14:20
한 경제 연구소가 전국 3천 1백 8가구, 7천 4백 93명을 조사 대상으로 고정시켜, 지난 93년부터 매년 가구당 경제활동을 조사하여 최근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이웃과의 단절현상이 두드러져서 주민의 절반 정도가 하루에 한 번도 ...  
143 홀로 있음
오작교
352   2021-11-14 2021-11-14 14:17
겨울철이면 늘 하는 일과인데도 그때마다 새로 시작하는 일만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살이도 철따라 비슷비슷한 되풀이인데, 막상 일에 마주치고 보면 처음 겪는 일처럼 새롭기만 하다. 도끼로 얼음장을 깨고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개울물을 길어다 쓴다....  
142 빛과 거울
오작교
351   2021-11-13 2021-11-13 08:48
오후의 입선(入禪)시간, 선실(禪室)에서 졸다가 대숲에 푸실푸실 싸락눈 내리는 소리를 듣고 혼침(昏沈-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점심공양 뒤 등 너머에서 땔나무를 한 짐 지고 왔더니 고단했던 모양이다. 입춘이 지나간 지 언제인데 아직도 바람 끝은 차고 산...  
141 차지하는 것과 바라보는 것
오작교
351   2021-11-13 2021-11-13 08:44
계절의 변화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겨울이 오면 봄도 또한 멀지 않다고 하더니, 이제 겨울의 자리에 봄이 움트려고 한다. 지난밤에도 바람기 없이 비가 내렸다. 겨우내 까칠까칠 메마른 바람만 불다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비 소리를 들으면 내 ...  
140 아메리카 인디언의 지혜
오작교
350   2021-11-14 2021-11-14 17:09
입동立冬이 지난 11월의 숲은 가을 잔치를 마치고 텅 비어 있다. 나무들은 겨울을 받아들일 채비를 끝낸 채 묵묵히 서 있다. 첫눈이 내리고 개울가에는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달력에 의하면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그런 계...  
139 살아남은 자
오작교
350   2021-11-14 2021-11-14 16:55
요 며칠 사이에 뜰에는 초록빛 물감이 수런수런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 이래 자취를 감추었던 빛깔이 다시 번지고 있다. 마른 땅에서 새 움이 트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없는 듯이 자취를 거두었다가 어느새 제철을 알아보고 물감을 푸는 것...  
138 채우는 일과 비우는 일
오작교
350   2021-11-13 2021-11-13 08:31
며칠 전 광주(光州)에 있는 한 산업체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강연을 하고 5시 10분 서울행 고속버스를 탔다. 고단하던 참이라 잠을 좀 잤으면 싶었는데,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놈의 운동경기 중계 때문에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80년대에 들어서 ...  
137 종교와 국가권력
오작교
349   2021-11-14 2021-11-14 17:21
여기저기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때는 분명 봄이로구나‘다. 꽃들은 시새우지 않고 자신이 지닌 빛깔과 향기와 그 모습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벚꽃은 벚꽃답게 피어나고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꽃을 피움으로써...  
136 소창다명(小窓多明)
오작교
349   2021-11-14 2021-11-14 16:26
현대의 우리들은 제정신을 차릴 겨를이 거의 없다. 제정신을 차리려면 차분히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만한 시간이 외적(外的)인 여건으로도 잘 허락되지 않지만 우리들 스스로가 그걸 감내하지 못해 뛰쳐나가버린다. 무엇엔가 의지하지 않으면 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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