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단상
어렸을 때 난 사과를 잘 먹지 못했다 문제는 나만 안 먹으면 될 사과를 괜히 남까지 못 먹게 하고 말을 잘 안 들을 때는 화를 내거나 작은 주먹을 휘둘러 폭력을 행사한다는 데 있었다 모든 것은 다 ‘백설공주’ 때문이었다 백설공주는 계모가 준 독 사과를 먹고 저주에 빠지게 되는데 이 충격적인 장면을 읽은 이후, 나는 더 이상 사과를 먹지 못했다 당연히 목에 걸릴까 봐였고 나와 백설공주를 혼동한 못 말릴 공주병 때문이었다 물론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사과 먹는 것을 참지 못했던 것은 지네들이 무슨 백설공주라고 하는 원통함이 섞여 있는 심리 때문이었다 사과는 백설공주와 백설공주 같은 나만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던 것이다 우리의 주제와 관련되어 이야기해야 될 부분은 다음부터다 공주는 사과를 깨물고 이내 독이 퍼져 죽음 같은 깊은 잠에 빠지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왕자가 공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시신을 궁으로 옮겨 가게 되고 잘못하여 관이 움직이면서 공주 목에 걸린 사과가 튀어나오게 된다 거짓말처럼 공주는 살아난다 나는 이 장면이야말로 삶의 속성에 대한 적절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죽을 만큼 힘든 무엇을 목구멍 깊이 박고 살고 있지만 그 고통은, 목에 걸린 사과를 순간에 토해 내듯 그렇게 어느 순간 단번에 그토록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흔하고 진부한 일상 속에 스며 있는 ‘하늘의 지혜’ 를 발견하느냐 못하느냐에 있다고 하겠다 하늘의 지혜를 발견한 이는 숨을 죄어 오던 독 사과를 토해 내듯 자기 삶의 어두운 끝자락을 끄집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김혜윤 수녀 <생손앓이> 中에서 - |
고운 마음은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된다고 합니다
꽃처럼
빛처럼
사랑으로 물들어 행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오작교 2022.05.11. 09:58
수혜안나
목에 걸린 사과가 그렇게 우연히 토해지듯이
우리네 삶에 있어서도 우연하게 사과가 토해지는 것을 체험하곤 합니다.
사실 사과가 토해지는 것이 행인지 불행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요.
그 부분은 개인의 의식상태에 따라 자각되어지는 발현점이 다를 것입니다
의식이 확장되어 순수의식을 만나게 되면
주어지는 현실의 모든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순응이 이루어지게 되고
의식은 더 이상 분열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에고가 이것이냐 저것이냐 분별을 만들어 낼 뿐이지요
순수의식의 평화로움은 외부조건과 상관없이 한결같음이지요
어떠한 외부 조건에도 감정이나 생각이 파도처럼 출렁거리지 않는
그런 고요 속 세상을 말합니다
그 의식을 만나 살아가지 않고서는 자각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요
그래서 마음공부를 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화이팅~ 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