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이효녕 무딘 우리 발을 풀어   가슴을 여는 봄의 햇살 맨살에 숨길 수 없는 아지랑이는 은은한 사랑과 마찬가지 아니랴   오늘 우리가 봄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낮은 몸끼리 어울릴지라도   흔들림으로 들풀을 기르는 닫힘과 열림 사이 멈춤과 흐름 사이 꽃을 피우는 꿈이라면 네가 지나는 나의 어디쯤 세상을 허락한 날이다 그렇구나 너는 햇빛과 물과 바람으로 날마다 내게 스며 달콤한 열매를 맺혀 나를 잘 익어가게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