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한모금으로

글/이병주

변덕 심한 봄바람 속에서
여물어지는 향기 주체하지 못하고
터져버린 꽃망울은

여름 문턱에서
벌과 나비에
헤아릴 수 없이 농락당하고 나서야
여린 꽃잎 속에다
진주 같은 아름다움을 잉태해놓는다.

소나기 내리고 천둥번개 치는
한여름 날의 고통을
이제는 참아야 하고
꽃잎마저 뜨거운 햇살에
자 타버리고 쪼그라져 사라지더라도
돌아올 푸른 가을날 기다려야 한다.

밤새 내린
이슬 한 모금으로 목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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