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 바람소릴 들으며 /시현 겨울이 와서 이 얼어붙어 가는 것들로 그대와 매듭을 얽어 결승문자의 비밀을 풀어 볼까나. 시작이고 끝인 나의 정체성앞에 황량한 초원을 찾아 길은 멀구나! 바람앞에 너울거려 부단한 그리움으로 그대 앞에 서면 초라한 그리움이지. 이제 메마르고 목마른 자의 겨울이 흐르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슬픈 눈물은 화석으로 굳어가야 한다. 오늘 너와 나는 알아도 가야하고 몰라도 가야만하는 길을 그리움과 기다림앞에 다소곳이 걸어야 한다. 뒤척일수록 비틀거리는 그림자의 슬픈 울부짖음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굶주린 현대시가 부드러운 흙속에서 꽃으로 피어나려 하는 것은 귀를 처음으로 가져본 내게 들리는 봄의 노래 때문이지. 겨울 그 초라한 이름으로 서걱이며 비껴가는 바람소릴 멀리서 들으며.

~ding xiang hu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