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임을 어찌하리


시 현

가장 좋은 것은 나쁜 것
가장 편한 것은 불편한 것
가장 안전한 것은 위험한 것이라네

그런 말이 어디 있냐고, 말쟁이 말이라고 웃었네
종이 한 장 거리보다 가까운 곳에서
손바닥 뒤집어지듯 내 임이 다쳤네

비오는 날, 그것도 보슬 보슬 비 내리고
옅은 바람속으로 우리는 차를 몰고 갔네.
내 임은 콧노래로 작은 그리움을 싣고가네

출렁이는 물결도 쏟아지는 빗소리도
우리 사랑을 넘보지 못하네 넘겨보지 못하네
우리는 차를 몰고가네 보슬보슬 차를 몰고가네

기쁨도 출렁이면 흔들린다 했던가
옅은 바람 불어와 눈시린 슬로프를 미끄러지네
옅은바람 불어와 임이 다쳤네 내 임이 다쳤네

비오는 날, 그것도 보슬보슬 비내리고
옅은바람 불어와 임이 다쳤네 내 임이 다쳤네
푸른 하늘 아래 들꽃같은 내 님을 어찌하리 어찌하리.
(08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