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하루/윤보영

숨 가쁘게 뛰어와 전동차를 탔는데
앉은자리 넓혀 주는 사람이
어쩌면 너를 그렇게 닮을 수 있니

짙은 눈썹
반듯한 코
다시 생각 할 필요 없이 너였지만
아침부터 실수할 순 없잖아

알고 있는 노선도를
모르는 척 다시 보고 돌아서는 데
네가 아냐

두 역을 더 지나 내렸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어
가슴은 계속 뛰고
너와 함께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

전동차를 내릴 때
옆자리를 보고 또 보고
뒤돌아 다시 보고
내일도 오늘 같은 행운이 있었으면 좋겠어

아침부터 너를 생각한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