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는 나를 보고 웃지

여러분 나의 야그를 좀 들어 주삼!!

글씨, 한국을 나가몬서 두달 탔던 새로 뽑은 차를
아파트 주차장에 놓고 나가면
어떤 넘이 박치기를 해놓을까바
평소 저를 무쟈게 아껴주시는 어른 댁 차고에
안전하게 맡기고는 한국으로 나갔다는 거여요

한달만에 돌아와 다음 날 차를 가지러 행님 댁으로 갔지염
차를 맡기면서 깨끗이 세차를 해서 차고에 넣고 갔건만
쥔 아자씨가 후다닥 차고로 나가시더니만
세차를 해주신다고요

그런가부다 하고는.....이런 고마울 때가.........ㅋ
주방에 앉아 마눌이신 형님과 10여분 야그를 나누고는
차고 밖으로 꺼내놓으신 차에 문을 열고 자리에 앉는순간
뜨~~~~~악!! 이 무신 이런 사껀이 있당가??
맡기면서 읽어놓았던 거리 미터기가
아이고........ㅋㅋㅋ!!
천오백 킬로 미터가 넘게 올라가 있는 거라요

얼른 차 밖으로 다시 나와 둘러보니
아이고~~~~~~데고~~~~~~!! 우짜몬 좄나??
무려 4군데나 자금 자금하게 흠집이 나있는기라여
그 순간부터 온몸의 털이란 털은 몽땅 곤두섰답니다요
집으로 돌아와 몇 날 며칠을 머리 싸매고 누워서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분통이 터져서 삐리리~돌았지욤

아~~~~~흐!!...........캬악!!
차에 난 흠집도 사심이 꼴려 못 참겠지만
믿었던 사람한테 대한 배신감에서 헤어나질 못해
마음이 어찌나 괴로운지 그 미움을 어찌 삭혀야하는지
아무리 미워하지 않으려 해도 미움이 지워지질 않는 거여요

그 형님 동네를 지나칠 때면 당장이라도 찾아가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기를 수십 번~
참고, 또 참아야 하느니라........ㅋㅋㅋ
친분이 있는 행님께서 안부차 방문을 하시어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으니

맨날 그리 바보처럼 당하고도 아무 말없이 사니
이런 꼴을 당하는 기라고~
널 얼마나 바보로 봤으몬 그러겠냐시며...흐흑......
당장 쫓아가서 따져야한다며 니가 못하면 대신가서
야그를 하겠다며 울그락 풀그락거리시는 그 모습에
아이고~~~~~!! 그만 참으시어영!!

그렇게 차를 타려고 쳐다볼 때마다
내 속이 속이 아니게 무려 한 달간을.....
이제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니
아고~ㅎ 참기를 잘했다.....그래 잘 한 거야
나처럼 바부같이 사는 사람도 더러는 있어야쥐!!
다들 똑똑한 사람만 살몬 이세상 뭔 맛이 있겠노
그래, 용서해야지......

오늘, 저녁 산책 길을 걸으며 돌아오는 발걸음은
우째 이다지도 가볍다냐?
이제 미움이 들어 앉았던 마음은 오간데 없고
잘 참아냈다는 기쁨만이 가득한 지라
비로소 오널에야 그 미움을 다 털어낼 수가 있었던 거지요

에휴~~~~흠~~~그래 잘 참았어!!
주님! 나 잘했지여? 이렇게 참으몬 천당 갈 수 있는기야요??
푸~~~하하하~

홈에 들어오시는 행님, 온냐덜두
오널 마음에 남겨진 미움 있으시몬 몽땅 씻으시고요
가끔은 '삐에로'처럼 바부가 되면
더 행복을 느낄 때가 있더라구얌!! .......ㅋㅋㅋ

아자~! 아자~! 바부 화이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