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정 ♡ 글: 雲 海 바람이 너울대는 들판에 외다리 하나 걸친 허수아비 가을 햇살에 졸고 있다 산을 돌아온 가을은 강 바람에 실려 흐느적 거리는 코스모스 울릴 때 긴 시간 어둠속에 쌓여있던 알밤 형제 눈 비비며 하품한다 안이 훤히 보이는 돌담 위로 솥뚜껑만한 잎새 느려 트린 호박 가을 얼굴치장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게으른 고추 잠자리 장독대에서 꼬리 빨갛게 익어 간다 모두 오랜만에 찾아온 가을앞에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 입고 서로서로 부둥켜 안으며 넘실거리는 인정을 매달고 있다 가을은 사랑으로 익어간다 유난히 가을이 짙어 가면 사랑이 익는 소리에 잠을 잘수가 없다 고운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