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렷! 

한마디로 연대병력을 움직이고

목숨을 바쳐 싸우겠습니다 여러분!

목쉰 부르짖음으로 군중을 열광시키고

사랑해 당신을

달콤한 속삭임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사로잡고

짜장면 하나에 짬뽕 둘!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임금 총액 동결!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갑니다!

자반 고등어나 먹갈치 사려!

저마다 목청 높여 부르짖는데

중얼중얼

혼자서 지껄이는 말

누가 들으려 하겠는가

어디를 가나 그래도 바람결에 실려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소리

들리지 않는 곳 없고

한평생 중얼거리는 사람 또한

없지 않으니

알 수 없는 일이다

중얼중얼중얼.............

-[중얼중얼] 전문


우리는 언어를 여러 가지로 사용합니다. 가령 명령, 유혹, 거짓말, 음식주문, 경제정책 발표, 선동, 행상들의 구호, 이런 특정 대상과 목적을 부르짖는 높은 목소리가 있고, 그런가 하면 사랑시처럼 독백을 하는 낮은 목소리, 중얼거림, 때로는 침묵, 침묵도 일종의 의사 표시 아닙니까. 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목청 높여 외치기만 하며 이 세상을 살겠습니까. 중얼거리는 소리도 필요하고 때로는 침묵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창(敍唱)이 없는 명창, 레디타티프가 없는 아리아를 우리가 생각할 수 없고, 아니라나 추임새가 없는 판소리를 생각할 수 없듯이 시 역시 끊임없

이 중얼거리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걱정과는 관계 없이 계속해서 살아남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계속 중얼거려왔습니다. 앞으로도 또 중얼거릴 것입니다. 그런데 또 제 후배 시인들 가운데서 또 중얼거리기 시작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여러분 가운데도 틈틈이 중얼거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 우리 앞으로 중얼거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