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봄처럼 당신이 잊힐까봐



                   架痕/김철현




봄이 갑니다.

당신이 떠나가듯

희미해지는 노래처럼

봄이 갑니다.



봄이 가면

떠나간 당신이 잊힐까

두려운 마음에

잡으려 해보지만 그래도

봄이 가려하고 있습니다.



봄을 보냅니다.

당신을 떠나보내듯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봄을 보내고 나면

놓쳐버린 당신에 대한

기억마저 사라질까봐

잡아두려 하지만 봄이

이미 저만치 가버렸습니다.

                                      架痕 哲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