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 - 오세영



    집으로 오르는 계단을 하나 둘 밟는데

    문득 당신이 보고 싶어집니다

    아니, 문득이 아니예요

    어느 때고 당신을 생각하지 않은 순간은

    없었으니까요

    언제나 당신이 보고싶으니까요


    오늘은 유난히 당신이 그립습니다

    이 계단을 다 올라가면

    당신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어요

    얼른 뛰어 올라갔죠

    빈 하늘만 있네요

    당신 너무 멀리 있어요

    왜 당신만 생각하면 눈앞에 물결이

    일렁이는지요.

    두눈에 마음의 물이 고여서

    세상이 찰랑거려요

    그래서 얼른 다시 빈 하늘을 올려다 보니

    당신은 거기 나는 여기

    이렇게 떨어져 있네요


    나..당신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요

    햇살 가득한 눈부신 날에도

    검은 구름 가득한 비오는 날에도

    사람들속에 섞어셔 웃고 있을때도

    당신은 늘 그 안에 있었어요

    차를 타면 당신은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구요

    신호를 기다리면 당신은 건너편 저쪽에서

    어서오라고 나에게 손짓을 했구요

    계절이 바뀌면 당신의 표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나 알고 있어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당신을 내 맘속에서 지울 수 없으니까요

    당신 알고 있나요..

    당신의 사소한 습관하나

    당신이 내게 남겨준 작은 기억 하나에도

    내가 얼마나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

    당신은 내 안에 집을 짓고 살아요

    나는 기꺼이 내 드리고요


    보고 싶은 사람

    지금 이 순간 당신을

    단 한번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오늘도 나는 당신이

    이토록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