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오줌누기

 

첫 번째 이야기는 유머 한 토막. 잘 난 마누라를 둔 한 남편이 있었다. 아내가 자신보다 학교 성적이 좋았고 현재 월급도 더 높고 주량도 더 세다. 테니스를 쳐도 장기를 둬도 아내를 이겨본 적이 없다. 뛰어보나 헤엄쳐 보나 아내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이대로는 영 못난 남자가 될 것 같았다. 고민 끝에 남편은 아무리 시시한 것이라도 좋으니 단 하나라도 그녀보다 뛰어난 자기의 장기를 찾아내기로 했다.

 

사흘 밤낮으로 끙끙거리며 찾아낸 것은 얼마나 높게 오줌을 쌀 수 있냐 하는 경기였다. 아내는 순순히 동의했다. 당장에 정원에 나가서 담 옆에 선 다음 스커트를 올리고 한쪽 발을 올린 다음 기세 좋게 방뇨했다. 벽에 생긴 얼룩의 최고점을 재보니 1m 82cm. 남편도 당장에 남대문을 열어 거시기를 끄집어 내어 위를 향해 방뇨를 막 시작하려는데, 아내는 분개한 목소리로 외쳤다. “잠깐, 치사하잖아. 손을 쓰는 건 반칙이야”

 

두 번째 이야기는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 화장실에 있는 재미있는 문구.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한 발짝만 앞으로 오세요, 세상이 달라집니다”, “옆으로 흘리는 것은 당신의 약함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입니다.” 이런 글귀는 모두 남자 화장실 변기 주변에 떨어지는 오줌 파편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기 위한 것이다.

 

이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서서 오줌누기’로 인한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이야 소변보는 곳과 대변보는 곳이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한 발짝만 앞으로 가면 해결되겠지만 문제는 가정에서 이다. 입식 소변기에서도 옆으로 흘리는 경우가 많은데 좌변기에서야 오죽 하겠는가. 더구나 온 식구가 좌변기를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족의 위생이 직결되어 있어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좌변기에 소변을 볼 경우 문제점은 소변 튀김 현상이 나타나 좌변기 주변이 오염되고 악취가 나 불쾌감을 주며 소변이 손이나 속옷에 묻는 등 비위생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의 한 연구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가정의 좌변기에 서서 오줌을 눌 때 소변이 어느 정도 튀는지를 측정한 결과, 바닥은 변기의 바로 앞부터 반경 40cm, 벽은 바닥에서부터 30cm까지 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실험에서는 남자가 일곱 번 오줌을 누면(하루 평균 소변량에 해당) 약 2300방울이 변기 바깥으로 튀었고 직경 2㎖ 이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안개 형태의 것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독일같은 나라에서는 TV를 통해 ‘앉아서 소변보기’ 캠페인을 일찍부터 전개한 적이 있었다. 이제 많은 국가에서 앉아서 소변보는 것이 일반화됐으며 아에 입식 소변기를 없애는 나라도 있다.

 

서서 소변보는 것이 과연 남자의 특권이고 대단한 위세일까? 옛날에는 대단한 위세였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특히 그랬다. 남녀가 싸울 때 흔히 나오는 육두문자중의 하나가 “앉아서 오줌누는 여자가 감히 서서 오줌 누는 남자한테 덤비냐?”였다. 실제로 우리나라 최초 여성장관이 임명될 때, 국장급 인사 한명이 “앉아서 오줌누는 사람 밑에서는 일할 수 없다”며 사표를 낸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가당치도 않은 애기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제 많이 달라졌다. 겉으로는 꼬장꼬장해서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것이 아니다. 얼마 전에 인기 탤런트가 TV 에 나와서 자기는 집에서 앉아서 오줌을 눈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서 세간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사실 앉아서 소변보는 남성이 의외 많다. 이웃 일본에서 남성의 40%가량이 화장실 위생을 위해 좌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는 것으로 보도됐는데 우리나라 남성은 그 이상이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항상 서서 소변을 보는 남성은 50.5%로 가장 많았으나 가끔 혹은 거의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성도 47.2%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대단한 수치이다. 아마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 어떤 위세보다 강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담배인삼신문 '살며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