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그리움의 흔적/박 영실


입김 불어 지나가는 그 위에
또 한겹 하얀 목화솜이 내려 앉는다.
벌거벗은 나무
추운줄도 모르고
바람에 휘청거리다가 춤을 추면
남겨진 가냘푼 미소는
하늘로 향한다.

황토길 낯선 그림자들
지우고 나면
지우고 간 자리에
겨울 그리움에 배어진 흔적이
첫눈이 되어 돌아 온다.

언제나 찾아오는 그날은
늘 새롭게 싱그러운 긴 햇살이 되어
반가움으로 다가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