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6 /정한모


어머니는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그 동그란 광택(光澤)의 씨를
아들들의 가슴에
심어 주신다.

씨앗은
아들들의 가슴속에서
벅찬 자랑
젖어드는 그리움

때로는 저린 아픔으로 자라나
드디어 눈이 부신
진주가 된다.
태양이 된다.

검은 손이여
암흑이 광명을 몰아내듯이
눈부신 태양을
빛을 잃은 진주로
진주로 다시 쓰린 눈물로
눈물을 아예 맹물로 만들려는
검은 손이여 사라져라.

어머니는
오늘도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정한모(鄭漢模,1923~1991). 국문학자. 시인. 충남부여출생.
서울대 국문과 졸업. 서울대 교수, 문화공보부 장관 역임.
1945년 동인지 <백맥>에 <귀향시편>을 발표하면서 등단.
작품경향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긍정적 추구를 통하여
현대 문명 속에서 인간의 문제를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휴머니즘을 기조로 함. 시집 <카오스의 사족>,<여백을 위한 서정>과
논저 <한국 현대 시문학사>,<현대시의 정수>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