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고 싶어라/ 이성희



다시 태어나고 싶어라
산길 모퉁이 금강초롱
그 꽃잎 사이에서 나풀거리는 아침으로

새벽하늘에 돋아난 금성
그 별빛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라

거울에서 사라진 웃음
눈물로 번제를 드린다면
다시 눈부신 오후의 타악기 처럼 웃을 수 있을까

징검다리의 마지막 돌 하나로 살고 싶어라
시냇물의 노래를 들으며
가장 넉넉한 자리에 안착하는 새를 보며
저녁을 맞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