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면/홍미영


강어귀에 서리 맺힌 풀잎 위로
뒤돌아 보지 않는
한줄기 찬 바람이 불면
내 그대 떠난 것을
영원히 잊겠습니다

멈추지 않는 삶의 시계에
조용히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린 당신때문에
내 마음속의 시간은
아직 가을입니다

붙잡을 수 없는
낙엽의 먼 여행이
쓸쓸한 뒷모습만 남기기 전에
내가 먼저
그 이별의 술잔을 마시겠습니다

찬 바람이 불면
내 그대 떠난 줄 알고
이젠 울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