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랑하는 아내의 생일날입니다.
결혼 한지 22년이 지났지만 큰 선물하나 제대로 못해주고 고급 식당에 가서 밥 한 그
릇 사주지 못했지만 10여년 전부터 아내의 생일에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
안해서 혼자 생각 해낸 것이 미역국을 끓여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날 쇠
고기를 사다가 밤늦게 미역국을 끓여놓고 전기 밥솥으로 밥을 해놓고 잠을 잤었습니다.
제가 아침잠이 워낙 많았고 아직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 이지요. 그 후로는 저의 동서들이나 매제들도 미역국을 끓여주는 경우가
많아졌답니다.

어제 밤에는 한우 고기만 취급하는 마트에 가서 국거리 쇠고기 1근을 사고 토마토가 워
낙 품질이 좋은 것이 있어서 조금 구입하고 나와 아내의 생일 전날에는 꼭 미역을 구입
하러 제가 찾아가는 품질이 좋은 미역을 파는 마트에 가서 긴 미역 2봉지와 오이, 단무
지를 구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반찬을 하나라도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고 오이를 준
비하여 생일날 아침에 오이 무침을 만들어 주었었는데 올해는 손쉽게 먹을 수 있고 아내
가 좋아하는 단무지를 1개 더 추가하여 준비를 하려고 단무지를 구입한 것이지요.
마트 계산대로 가니 사장님이 "무슨 애기 났가이 미역을 그렇게 많이 사가려고"하며 물으
셔서 "집사람 생일인데요. 여기 미역이 맛있어서요."하자 웃으시더군요.

다시 평소에 자주 다니는 단골 과일가게로 이동하던 중 잠시 차를 멈추고 아내한테 전화
를 하여 집에 참외랑 과일이 있냐고 물어 보았더니 토마토도 많고 참외 먹으면 속이 좀
안좋으니까 과일은 사오지 말라고 합니다. 남자라 냉장고도 자주 살피지 않으니 집에 토
마토가 많은줄도 모르고 참 무던하지요.ㅎㅎ

집에 도착하여 저는 미역을 불려서 넣고 쇠고기 미역국을 끓이고 아내는 내일 아침에 찰
밥을 한다며 팥을 삶고 찹쌀을 씻고 하였는데 제가 단무지도 썰어서 반찬통에 넣어 놓겠
다고 하니까 바로 먹는 것이 좋다고 그냥 놔두라고 하여 미역국만 끓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저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7시 40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식탁에 앉았
는데 제가 어제 구입해왔던 오이와 단무지 반찬은 식탁에 없기에 “내가 사온 거니까 단무
지 먹게 잘라와”하자 아내는 웃으면서 “뭘 먹기는 뭘 먹었싸. 그냥 먹어”라고 말하더군요.

식사를 하면서 점심때는 장모님 모시고 식사나 하라고 하고 저녁에는 간단하게 우리식구
들(겨우 딸하고)만 간단하게 외식을 하자고 했더니 점심에 친정식구들하고 만나서 그럴
예정이라고 하기에 다시 “선물은 귀걸이를 사줄까. 발찌를 사줄까” 했더니 "귀 뚫으려면
아프니까 현금으로 줘”하여서 아직은 어떤 선물로 줄까 결정은 하지 못했고 제가 “나중에
시간 많을 때 찰밥도 해주고 갈비찜도 해줄께” 하자 “시간 많을 때 언제?” 하고 묻기에 “퇴
직하고 나서”하고 대답 했답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 6년, 군대생활 쫄병때 식사당번을 했으니 웬만한 밑반찬은 거의 다 만
들 수 있지만 최소한 찰밥하는 방법과 갈비찜 요리를 배워서 언젠가 아내의 생일날에는 저
의 생일날 못지않게 아주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한 생일상을 차려 주렵니다. 좀 더 실천하
고 배려하는 사랑을 해보려구요.ㅎㅎ